

우리는 보름달이 뜨던 날 ‘계약’을 맺었습니다. 아, 단어가 너무 어려운가요?
당신과 당신의 가장 소중한 친구는 그날 밤 한 가지의 약속을 했어요. 기억하고 있지요?
당신이 마나 차일드에서 마법사가 되거나, 루나틱에서 패밀리어가 되던 순간 말입니다.
범람하던 것이 가라앉고, 비어있던 것이 채워지던.
어쨌든 우리가 계약을 한 이후에,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학교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배움의 장으로 오라는 내용이었죠.
편지, 심부름꾼, 전서구…,
이후에는, 열 살의 나이에 정말 커다란 모험을 해야 했죠. -누군가에게는 집 앞 마실이었을 지도 모르지만요.-
세상에, 크레센트 딜 이래요! 이제부터 정말, 마법사가 되기 위해 학교에 들어가는 거예요!
그렇게 여름의 끝자락.
신분도, 나고 자란 국가도 전부 다른 우리는 모두 사방이 나무로 둘러싸인 이 작지만 활기찬 마을, 파나킨에 머무르는 중입니다.
이 마을은 모든 것이 우리들을 위해 준비된 것만 같아요, 우리가 크레센트 딜의 예비 입학생임을 알아본 마을 주민들로부터 교복도, 필요한 교재도 전부 다 받았어요.
이제 가을이 시작되는 첫날 마차를 타고 딜에 들어가기만 하면…,
그런데 가을의 시작은 언제부터죠? 첫 단풍잎이 떨어질 때부터? 첫 도토리가 갈색으로 익을 때부터? 다람쥐가 살이 찔 때부터?
지금은 제국식으로 엘로힘 4년, 대륙 공용력으로는 1720년입니다.
현재 스라인 제국의 황제는 선황의 열세번째 자식이었던 이바노브스카델 엘로힘 드 스라인 입니다. 위로 열둘의 형제를 전부 숙청하고, 바로 밑의 몸이 약한 남동생만을 살려두어 즉위와 동시에 철혈의 황제로 알려진 그녀는 최근 대규모 정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가 간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도 아닌데다, 최근 제국 최북단의 요새를 보강하는 대 공사가 한창인 만큼, 정벌 대상이 혹한의 대지에 머무르고 있는 빙룡 시라크가 아니냐는 소문이 알음알음 돌고 있지만 정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어 대부분 기우로 여기는 중입니다.
혹은, 높으신 분들께만 정확한 정보가 들어갔겠지요.
대륙 최대의 강국이 군사력을 키운다는 소문이 돌자 나머지 크고 작은 국가들에서도 혹한의 대지에 신경을 기울이는 추세입니다.
그나마 인근 국가라 할 수 있는 아샤 역시 영향을 받아, 아샨티를 방문하는 인구가 부쩍 늘어났다고 합니다.
소문대로 빙룡 토벌이 시작되면 용병도, 헌터도, 심지어 소매치기까지도 한몫 잡을 기회일 테니까요.
그렇다면 도미너스는 어떨까요?
도미너스는 마법 국가답게, 자연의 힘 그 자체로 일컬어지는 고대룡을 신성시하는 곳입니다. 따라서 스라인 제국의 움직임을 가장 예의주시하는 국가이기도 합니다. 이미 마탑주가 제국을 향해 최근 떠도는 소문에 대하여 서찰을 적어 보냈다는 소문이 있지만, 그것을 황제가 읽었을지는 모르겠네요.
아, 그래도 우리는 괜찮을 거예요. 크레센트 딜은 가장 안전한 곳이거든요. 여러분은 아무런 걱정 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